반응형

11회 연속 월드컵 진출, 한국 축구의 ‘기록’은 분명 대단하다

우리는 또 한 번 해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을 시작으로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 단 한 번도 빠짐없이 본선 무대를 밟게 된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독보적이며,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을 만큼 대단한 업적이다.

이번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2-0 완승을 거두며 본선행을 확정짓는 장면은 분명 뭉클했다. 손흥민, 김민재 같은 주축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 김진규와 오현규 같은 새로운 얼굴들이 득점을 책임졌다는 사실은 분명 고무적이다. 한국 축구의 세대교체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였다.

하지만 이 놀라운 기록 앞에서 마음이 복잡한 것도 사실이다. 단순히 본선 진출이라는 '결과'에 도취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11회 연속 진출'은 찬란하지만, 그 이면에 존재하는 구조적 문제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 대한축구협회의 책임, 우리는 지금 어디에 와 있나

 솔직히 말하자. 한국 축구 팬이라면 누구나 대한축구협회(KFA)에 대한 불만을 한 번쯤은 가져봤을 것이다. 그 불만은 단순한 심정이 아니라, 오랜 시간 누적된 의문과 실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2023 아시안컵에서의 실망스러운 성적, 경기력 저하, 전술적 유연성 부족, 그리고 감독 선임 문제까지. 팬들은 결과뿐 아니라 과정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했다. 선수 개개인은 유럽 리그에서 맹활약 중이지만, 대표팀은 그만큼의 시너지를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중심엔 지도 체계와 협회의 행정력에 대한 비판이 항상 따라붙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직도 장기적인 전략과 시스템이 뚜렷하지 않다. 선발 기준의 일관성 부족, 유소년 육성 체계 미비, K리그와의 연계 문제 등은 팬들이 계속 지적해왔지만 여전히 개선이 더딘 부분이다.

11회 연속 진출이라는 '성과'에 비해 내부 시스템은 너무 느리게 움직이고 있는 건 아닐까? 이제는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할 때다. 팬들은 단순히 본선에 나가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우리가 바라는 건, 그 무대에서 당당히 싸우는 축구다.

 

🌍 이제 진짜 시작이다. 북중미에서의 선전을 기대하며

 그래도 우리는 결국 한국 축구를 사랑한다. 모든 비판은 더 나은 대표팀을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고, 이제 그 기대는 다시 북중미 월드컵이라는 무대로 향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기존과 다르다. 48개국 체제로 확대되며 예선부터 본선까지 새로운 양상이 펼쳐질 예정이다. 팀 구성, 전술 전략, 로테이션까지 모두 새롭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이야말로 그 준비를 진지하게 시작할 시점이다.

선수들은 매 경기마다 성장하고 있다. 이강인, 정우영, 홍현석 같은 젊은 자원들도 본격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여기에 월드클래스 손흥민과 김민재가 중심을 잡아준다면, 우리는 분명 더 강해질 수 있다.

우리는 본선 진출만이 목표가 아니다. 진짜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넘고, 16강, 8강, 그 이상을 꿈꾸는 나라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부터 달라져야 한다. 협회는 보다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하며, 팬들과 소통하고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11회 연속 진출은 자랑스럽다. 그러나 이제는 그 기록이 아닌, ‘내용’으로 인정받는 축구를 우리는 바라고 있다. 부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그런 축구를 보여주는 대표팀이 되기를 바란다. 깊은 응원과 기대를 담아, 한국 축구의 선전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반응형